五言古詩·李尙迪 / 35×63cm, 古紙
燕庭今歐陽 千卷藏金石 奎光照眉宇 嗜古結心癖
剔秦風漢雨 臨姬碣禹畫 編摩厥有書 尙嫌寰宇窄
象罔求海珠 旁蒐窮濊貊 荒碑抉苔蒼 殘幢劖鐵赤
鍪藏集碎金 興法存返璧 蜿蜿退潮字 熊熊白蓮額
千禩㴑羅麗 百編徵儒釋 秋雲良同好 橅拓無今昔
嘉貺替縞紵 萬里憑重譯 含咀遍矦鯖 補綴類狐腋
愛奇擴異聞 闡幽恐泯迹 繕寫付鈔胥 烏絲蠻牋白
複壁供秘玩 一部當典冊 文物斯爲盛 庶免靑邱僻
題辭求拙書 窘於舊逋索 愧謝指懸槌 塗鴉字八百
鯫生藉流芳 幸作燕南客 客窓識韻語 黃華澹將夕

劉戱海는 지금의 歐陽修라니 천 권의 금석문을 간수해서라
문기가 그 모습에 어른거리니 옛것을 좋아함 병이고 말고
헤식은 진한秦漢의 것 간골라 내고 주의 비 우의 글씨 모두 베끼어
빠짐없이 책으로 엮어 놓고도 세상이 좁다고 한탄을 한다
상망象罔이 바다구슬 찾아내듯이 예맥까지 모조리 따로 모았다
묵은 비의 파란 이끼 긁어 내었고 당간에서 구리판도 끊어 떼었다
무장사의 금니 글씨 모아 놓았고 흥법사의 구슬도 간직하였다
퇴조비는 얼기설기 꿈틀거리고 백련사의 액자는 윤기 빛난다
신라와 고려 천 년 거슬러 챙겨 유가와 불가의 것 모두 거뒀고
김정희와 조인영은 좋은 동호라 고금 없이 본뜨고 탁본해 주어
좋은 선물 비단과 맞바꾸어서 만 리에 통역을 비겨서 챙겨
묘하고 좋은 것 두루 간추려 여우털 모아 놓은 잘두루막을
신기함 좋아서 수소문하고 숨은 것 찾아냄은 없어질까봐
서기에게 간추려 옮겨 씌우니 오사 글씨 새하얀 종이에 가득
이중 벽에 간수해 보고 있으니 일부의 전책에 마땅타마다
문물을 이처럼 장하게 해서 우리나라 편벽함 면케 하였다
제사로 졸렬한 내 글 구하니 전부터의 부탁이라 어쩔 수 없고
첫머리에 걸릴 것이 안스러워서 고쳐 쓴 글자가 8백 자나 돼
나와 같은 사람이 명성 힘입어 다행히 나그네로 북경에서 누려
객창에서 이 시를 짓노라 하니 국화꽃에 저녁별이 담담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