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溪瀑 367言 三百六十七言·李裕元 / 100×65cm, 韓紙
天下有名廬山瀑 長川遙掛三千尺 膾灸古今人皆誦 靑蓮仙子先我獲 我乃尋瀑入雪嶽 如饞如飢山水癖
水聲遠聞十里路 東有一溪洞天僻 詩人吟咏餘幾篇 先輩品題留舊蹟 僂僂匐匐窮日力 攀藤架枝又附壁
暫歇叢林按喘息 暗想遊筇閱疇昔 朴淵尊嚴三釜穩 隱注吊詭首陽脊 邊山含包威鳳懸 白雲杳邈搜勝臺
最是蓬萊九龍淵 對峙寒溪誰是伯 九龍可畏寒溪愛 共是白頭派一脉 鐵嶺關嶺支幹延 霜嶽雪嶽門戶闢
衆瀑羅列八隅間 繄我壯觀歲年積 今日來坐大勝峰 山之黼黻水弘璧 往事蒼茫何必究 竟成留約我願適
撩空匹羅光捲舒 射日虹霓氣蒼赤 輕輕素花風吹絮 薄薄流影雲觸石 我欲抽毫描寫之 不似是似自合格
寶珠通明千劫幻 錦衣璀燦萬疊襞 此身疑在岷彭會 廬山之外東國亦 偶得半日浮生閒 浪淘千古英䧺惜
黃花將近落我帽 綠苔幾回斑我屐 我鄕亦有紫芝洞 橫石縮水洽丈百 几案淸音日夜送 憫來無時引大白
君不見 妙香內院落來水 石竇崒崒人嘖嘖 名山宿債尙未了 何時復作關西客

천하에 여산폭포 유명하나니 긴 물줄기 아득하게 삼천 척으로 걸려있다지.
옛날과 지금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모두 읊조리는데 이백이 나보다 먼저 읊어버렸다네.
내가 이에 폭포 찾아 설악산 들어오니 탐욕부리 듯 굶주린 듯한 산수벽 때문.
물소리 멀리 십 리 떨어진 길에서도 들리는데 동쪽에 냇물 하나 신선골짜기 한 편에 있다네.
시인들이 읊조린 것이 몇 편 남아 있고 선인들 읊은 시가 옛 유적으로 남아 있다네.
허리 숙이고 기어서 종일토록 올라가는데 등나무 가지 잡거나 또 벽에 붙어서.
잠시 숲속에서 쉬며 거친 숨을 고르고 지난날 유람했던 일을 머릿속에 그려본다네.
박연폭포의 높은 바위, 삼부연의 안온함 몰래 가서 수양산 등성이를 조문하듯 하였지.
변산엔 위엄 있는 봉황을 머금듯 매달려 있고 백운산엔 아득하게 있는 수승대.
최고는 봉래산 구룡연이니 한계폭포와 마주 하면 어느 것이 뛰어날까?
구룡연은 위압감을 느끼고 한계는 사랑스러우니 모두 백두대간의 한 맥(脈)이라네.
철령과 대관령 줄기 길게 이어져 있는데 상악과 설악산이 문처럼 열려 있다네.
여러 폭포들 사방에 늘어서 있더 내가 장관을 구경하는데 몇 년이 걸렸다네.
오늘에야 와서 대승령 봉우리에 앉으니 뒤로 펼쳐진 산, 커다란 옥 같은 물들.
지난 일 아득하니 반드시 찾을 필요 있을까 마침내 오래된 내 소원 이루었으니.
하늘에 솟아 있는 넝쿨엔 햇빛 비치고 무지개에 햇빛 비쳐 푸르고도 붉도다.
살랑살랑 핀 흰 꽃엔 바람이 불어 솜처럼 날리고 가벼이 흐르는 시내 그림자 구름은 바위에 닿아 있다네.
내가 붓을 들고 그것을 묘사해보니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듯 모두 들어 맞다네.
진귀한 구슬을 품은 것처럼 맑게 흐르는 천겁의 신기함 비단 옷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만 겹의 주름.
내 몸이 민산과 팽려가 만나는 곳에 있는 듯한데 여산 이외에 우리나라에도 또한 이런 곳이 있구나.
부질없는 인생에서 우연히 반나절이나마 올 수 있었으니 천고에 걸쳐 물결치는 걸 영웅은 애석해 한다네.
국화는 근처에서 피어 내 모자 위로 떨어지고 푸른 이끼는 몇 번이나 내 신발을 얼룩지게 했던가?
내 고향 또한 자지동에 있으니 비껴 있는 돌과 웅크린 물이 백 길은 충분히 될 듯.
책상에서 맑은 소리 밤낮으로 들리는데 아쉬워라, 때때로 큰 술잔 기울이지 못함이여.
그대는 보지 못하였나. 묘향산 내원암에 떨어지는 물 험한 돌구멍 사이로 시끄러운 사람들 소리.
명산과 맺었던 인연 아직 갚지 못했으니 어느 때나 다시 관서 쪽으로 유람갈 수 있으려나.